썰 위주로 간간히 소설이 들어갑니다.
+ 검사기를 돌리지 않아서 오타나 맞춤법이 엉망일 수 있습니다.
공주님 망상의 설정
녹스(NOX)
(1) 신을 믿는 자들의 집단이자 어느 종교(=사이비)
(2) 실제로 신의 권능이라 일컫는 치유 능력을 가진 자들의 집단
이 망상에서 야기하는 녹스의 직급과 능력에 대해서는 원작 속 녹스와는 무관함.
(참고하실 사항: 일반적으로 알려진 판타지 속 성직자 계급 정도만.)
신은 어리석은 자들에게 제 힘을 건넸다. 신은 아둔한 자들에게 힘을 보탰다. 그것이 마치 당연한 것처럼 받아드린 간사한 자들은 벅찬 감정에 눈물을 흘렸다. "우리는 장차 더 방대한 천지를 갖게 될 것이오."
대사제 'King'은 자신의 드높은 포부를 입에 담으며 가볍게 미소를 머금었다. 킹은 운명을 거스르고 수십, 수백년을 살아온 늙은 노파였으며 직접 신을 죽이고 신의 힘을 얻어 신이나 다름 없게 된 어느 이단이기도 했음. 그는 신의 힘으로 녹스를 세우게 됨. 거기서 그치지 않은 킹은 자신의 권능을 녹스 내에 퍼트림. 산기슭에서 세상물정 모르는 인간들을 끌어모았던 작은 사이비의 종교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되고 뒷세계에서 큰 영향력을 끼치는 집단으로 자리잡게 됨. 그러던 어느날 킹은 신의 힘을 빼앗아 신이 되었지만 인간의 육체는 더이상 버티지 못할 것을 깨달음. 인간의 육체가 완전히 붕괴되는 시점에서 자신은 인간계를 떠나 정말로 신이 되는 것. 그렇게 되면 녹스는 누군가에게 넘겨줘야하는데 그에게는 후계자가 존재하지 않았음. 그래서 그는 후계자를 찾아내기로 결심하게 됨. (~방대한 망상의 시작~) 대위는 거세게 저항하는 소중한 이들의 옷자락을 움켜쥐며 고개를 저었다. 몇 번이고 기워 입은 옷과 겨울이면 찬기가 들어차는 낡은 신발을 볼 때마다 씁쓸한 초콜릿을 집어먹은 것 같은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너무 어려서 일을 할 수도 없었고 고작 도둑질 밖에는 할 수 없었던 그가 드디어 가족처럼 함께 지내온 길거리의 아이들에게 무언가 해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네가 얌전히 따라오면 네 친구들에게 살 수 있는 집도 주고 배부르게 먹을 식사도 제공하마. 물론 평생." 대위는 두 말 할 것 없이 그들의 뒤를 따랐다. 그렇게 대위는 킹의 양자로 녹스 내에 들어오게 됨. 같은 날 다른 곳에서 단테 또한 데려오게 되는데 길거리에서 돌멩이마냥 굴러다니다 들어온 대위랑 다르게 단테는 제대로 꾸려진 보육원에서 데려온 아이였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큰 동질감을 느끼게 됨. 너무나 어렸기 때문에 이유는 알지 못해도 어쨌든 이곳에 들어오게 된 이상 같은 처지인 것은 본능적으로 느꼈는지도 모름. 킹은 두 아이를 양자로 들여 신의 힘을 나누게 되는데 대위에게서 생각지도 못한 이변이 일어남. 대위는 '성녀(=신의 신탁을 받은 처녀/망상 속에선 신의 대리인)'의 운명을 타고난 아이었고 남자로 태어난 덕에 그 운명을 벗어났지만 신의 힘을 받고 닫혀있던 운명이 깨어나면서 성녀의 위치가 됨. (망상주제에 핵 복잡) 그때부터 대위는 여장을 하고 성녀로 이 미친 사이비 집단에 내보이게 됨. 이때 단테는 후계자니까 당연하게도 누구보다 신의 힘을 강하게 받고 어린 나이에 녹스 내에서 세번째로 높은 자리에 앉게 됨. (킹-대위-단테) 그러면서 단테는 후계자로써 마음을 닫고 감정을 무너트리고 자람. 감정 표현도 서툴고 말 수도 적어지게 되지만 대위와 같이 모두에게 떠받들어지게 됨. 그렇게 녹스의 왕자님과 공주님의 탄생함.(짜잔) 태어나서 처음으로 입어보는 부드러운 원단의 드레스는 자신에게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그런것이었다. 고목나무 위에 얹어놓은 실크와도 같은 감상에 굳은 얼굴을 하고 거울 앞에 내비쳤다. 이제 막 기르기 시작해서 겨우 어깨에 닿을까 말까 할 정도로 짧은 단발머리였다. 허여멀건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지만 끈적끈적한 립글로즈를 발른 입술엔 생기가 돌았다. 드레스는 눈이 부실정도로 하얗게 빛이 났으며 화려함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성녀님, 준비가 모두 끝났습니다." 이곳에선 모두가 그를 성녀라 칭했다.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자인척 정말로 성녀인척 유세를 떨며 남들 앞에 도도히 고개를 쳐드는 일은 언제나 버겁다. 조금 굽이 낮은 구두를 신으며 커다란 단상 앞으로 걸어나가기 직전 단테가 그를 향해 말했다. "예쁘네. 한대위." 유일하게 그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은 단테뿐이었다. 여차저차 대위가 나이를 먹고 사춘기를 거치고 골격도 키도 모두 커지면서 더 이상 여자라고 속일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음. 목소리야 말을 안하면 되지만 여장한 모습에 누가봐도 남자였기 때문에 결국 녹스내에 깊숙한 곳에 갇히게 됨. 여전히 성녀의 위치에 있었지만 정화의식을 제외하곤 함부로 타인 앞에 노출 되는 일이 없었음. 여기서 정화의식이란 킹에게 있어 영향력 있고 중요한 신도가 '정화'라는 것을 핑계로 대위와 몸을 섞게 되는 의식인데 또라이 집단이라서 그것마저도 성스러운 것이라고 착각하고 대위만 작살남. 그들은 광신도니깐 대위가 남자라는 것을 알게 되어도 1급 비밀로 절대 함구함. 그리고 대위가 남자인것도 어느정도 신의 뜻이라 믿어의심치 않음. 그러는 동안 킹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대위를 마음대로 만날 수 있는 자가 단테였음. 어릴 때부터 남들과 몸을 섞은 뒤에 혼자 남은 대위한테 가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눠줬던 상대였음. 둘 다 그다지 수다스러운 편이 아니라서 대부분 조용히 같이 있기만 하는 거였는데 어쨌든 그렇게 서로 정을 쌓아왔음. 미치광이들 사이에서 미치광이 연기를 하는 그는 어릿광대였다. 지옥같은 곳이다. 지상에 존재하는 최초의 지옥. 굳게 닫친 문을 열기 직전 그 앞을 지키던 신도 하나가 정중히 고개를 숙여보이며 그를 가로막고 섰다. 그는 말 없이 신도를 밀치고 문을 열었다.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흥분한 살덩이의 짙은 땀냄새가 난다. 괴로움속에 곪아들어가는 마음을 감추고 신음하며 눈물을 삼키는 가련하고 불쌍한 아이가 그를 바라보며 웃었다. 숨통을 옥죄고 심장을 움켜쥔 장소를 필사적으로 벗어나고자 뛰어든 새장속의 새는 더 이상 그 반짝이는 눈 속에 아무것도 담지 않았다.
대위가 본격적으로 망가지기 시작한 것은 녹스 내부에 온실 속 화초, 새장속의 카나리아가 된 뒤 5년 정도 지났을 무렵임. 정확히는 대위가 20살 성년이 되던 해라고 보면 됨. 손도 까딱하지 않아도 씻겨주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하는 생활 속에서 스스로 마음을 닫고 인형이 되기로 함. 거기다 남자고 여자고 가릴 것 없이 관계를 맺는 생활 속에서 그는 본인 스스로가 매.춘부나 다름 없다고 생각했음. 아직도 그를 여자라고 생각하는 신도는 많았고 정말 손에 꼽을 수도 없을 만큼 아름다운 드레스를 선물 받았기 때문에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드레스를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입었음. 유일하게 단테와 있는 시간에만 까만 바지에 흰 셔츠를 입고 그랬음. 그와 동시에 단테도 자신의 마음속 어딘가가 부서져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음.
하얀 프릴 안 쪽으로 고개를 들이민 사내가 개걸스럽게 대위를 핥았다. 그에 대위는 얕게 신음하며 고개를 기울였다. 탁상에 손을 대 몸을 지탱하고 서서 자신의 치마 안쪽의 사내에 닿던 시선을 빗겨 단테를 바라봤다.
"오늘은 무슨 일..?"
대위는 더 이상 그를 반기지 않았다. 더 이상 그를 향해 웃어주지 않았다.
↑ 내가 보고 싶었던 장면. 이것때문에 시작한 망상.
결말은 따로 생각해보지 않았음. 오픈엔딩쪽이 분위기상 어울리는 편이기도 하고. 이대로 단테가 킹을 죽이고 신이 되어 녹스를 때려부수는 것도 좋고.
공주님 망상이라고 우쭈쭈 할 줄 알았던 분들에게 대 반전을 선사하고 사라짐★